진정한 알피니스트 고 유재원

유재원을 아십니까?

 

산에서 젊음을 불태우며 치열하게 산을 올랐던 한 알피니스트가 있습니다.

그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그토록 사랑했던 알프스의 한 침봉에서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그가 바로 유재원.

유복한 집안의 장남, 그것도 밑으로 여동생만 다섯을 둔 3대 독자로서 그는 왜 그토록 위험하게 바위를 오르는 행위에 탐닉했을까요? 그것을 숙명이라고 해야 할지..

 

유재원은 1947년생입니다. 1966년 경동고등학교를 22회로 졸업하고 경희대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경동 동문산악회 회원이자 한국산악회의 회원이었습니다.

1972년 그는 한국산악회의 알프스 훈련대의 일원으로 훈련차 샤모니로 갑니다. 

알프스의 침봉에 매료는 그는 그 후 샤모니에 눌러앉아 알파인 등반에 몰두합니다. 

 

유재원의 5년간 샤모니 활동을 되짚어 보면 실로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1970년대의 등반, 지금에 비하면 실로 보잘것도 없는 열악한 구식 장비, 등반 정보라고는 지도 몇 장과 그저 귀동냥으로 얻어 들은 매우 간단한 정보뿐이었습니다.

 

그런 열악한 등반 조건에서도 그는 5년간 30개가 넘는 알프스의 날카로운 침봉을 오르는 엄청난 등반 실적을 이룹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중 절반에 가까운 15개의 침봉을 단독 등반으로 올랐으니 듣기만 해도 온몸이 떨릴만한 무서운 등반 열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중 따궐의 제제 꿀 르와르 우측으로 뻗은 필라를 초등하고 프랑스 산악회로부터 공식 등반루트로 인정을 받아 Korean Pillar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사실은 한국의 산악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귀국을 불과 한 달여를 남긴 시점 그는 마지막 등반에 나섭니다.

몽블랑에서 이탈리아 쪽으로 뻗은 퓨트레 능선 상에 곧게 솟은 퓨트레 흑봉의 미답 루트인 북병 등반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여기까지 였습니다. 등반 중 갑자기 돌변한 기상으로 등반을 포기하고 탈출을 시도하던 그는 마지막 하강을 남긴 상태에서 눈사태를 만나 그만 추락하고 맙니다. 

 

1977년 7월 28일의 일입니다. 그때 그의 나이 30세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머나먼 곳에서 이루어진 그의 활동상은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가 개인적으로 한국의 후배들에게 보낸 엽서와 현지의 산악인들을 통해서만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극지법에 의한 고산 등정이 주목을 받는 요즈음, 유재원의 순수 알피니즘 정신에 입각한 그의 위대한 알파인 등반활동 기록을 찾아내어 되짚어 보고 재조명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그리하여 한국이 낳은 걸출한 한 산악인의 묻혀있던 행정을 널리 알리는 일이야 말로 당연히 오늘 한국의 산악인들이 해야 할 과제인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유재원. 그의 묻힌 등반 기록들이 하나씩 발굴이 되어 훗날 반짝이는 보석처럼 찬란한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유재원 약력

1947.05.01	서울출생
1966.02	경동고등학교 졸업 (제22기)
1971.01	경희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1972.09	한국산악회 알프스 훈련대원으로 프랑스 파견
1972 ~ 1977	몽블랑 산군의 30여 침봉 등반, 이중 15개 봉 단독등반
1974.07.07	에귀 베르트(Aig. Verte 4,122m) 웜퍼 꿀르와르 단독등반
1975 하계시즌	레 꾸르뜨 북동벽, 그랑 샤르모 그레퐁 단독등반
1977.06	마터호른 회른리 능선 단독등반
1977.06.17	따귈 코리아 루트 초등 (파트너 : Paul Vance)
1977.07.28	에귀 느와르 퓨트레 북벽 등반 중 조난사 (파트너 : 마사오)

 

고 유재원 묘지 명판 헌정식

일자 : 2013.08.05(월)

장소 : 프랑스 샤모니 산악인 묘지

참석자 : 15명

경동 동문산악회 6명

정하선(23기), 송기훈(27기), 박성재(29기), 전부순(35기), 김학석(38기), 이성종(41기)

외빈 9명 (존칭 생략) :

장승필(한국산악회 부회장), 전용학(KMG등산학교 교장, 산악가이드), 이진기(산악인, 샤모니 거주), 허긍열(산악인, 샤모니 거주), 고재일(산바우 산악회),  박상철(한국산악회 대구지부), 유영직(한국산악회 대구지부, 필라코리아), 배재영(한국산악회 대구지부), 장용도(한국산악회 대구지부)

유재원 명판 헌정식(경동유재원클라이밍센터장 이성종)

 

 

관련 링크

 

소쉬르와 파카르, 자크발마 그리고 유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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